2/01/2009

기억


우리 인생은 어떻게 보면 기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인생을 살아 오면서 즐거웠던 일, 재미 있었던 일,슬펐던 일, 억울했던 일, 짜증 났던일 모두 다 내 기억속에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다. 우리는 그러한 기억을 모두 꺼내어서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어떠한 계기로 해당 메모리를 억세스할 일이 생기면 그 기억들이 신경망을 따라 의식으로 전송되어 과거의 일을 다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바쁘게 살다 보면 과거의 기억은 정말 재생되지 않고 깊은 곳에 파묻여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러한 기억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일이 생기면 정말 그 때의 기쁨이나 고통을 다시 느껴야 한다. 그래서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아 온 사람들은 일상 생활할 때에도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왜냐하면 사소한 모든 것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메모리와 메모리의 충돌. 서로 같은 사건에 대해서 다른 메모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의 끝없는 평행선 같은 대화. 그로 인해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들. 그것이 결국 세상에서도 소송과 분쟁과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일 것이다. 그에 대해서 결국 법이라는 잣대와 증거물이라는 완벽하지 않은 근거로 판결이 일어 나기도 한다. 또한 결국 무력을 통해서 힘이 쎈 사람이나 단체와 국가가 정당성을 획득하게 되는 일도 다반사이다. 그것이 결국 인간의 역사가 아닌가. 그러한 과정 조차도 역사라는 이름 아래에 역사가들이라는 사람들에 의해서 마음대로 재단되고 가공되고, 비틀어져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 지게 되고, 후대 사람들은 모두 그 역사책에 의존해서 과거를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세상은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반완전하다. 완전과는 반대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결국 왜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가 아닌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담과 이브가 이미 낙원에서 죄를 짓고 낳은 처음 자식들끼리도 이미 살인죄부터 짓고 있다. 인류 최초의 살인자조차도 이미 변명 거리로 가득했다. 결국 우리는 자신만의 기준과 이유들도 우리는 이 세상을 오염시키면서 어떤이는 살인도 불사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도 예외가 아니다. 스스로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심각한 메모리 오류일 뿐이다. 다만 우리는 자신의 패치(patch)된 인식으로 인해서 자신의 메모리가 변조 되었다라는 사실 조차도 잊어 버린 것 뿐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자신에게 완벽하게 100% 맞는 사실조차도 틀릴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우유 부단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세상에 완벽하게 알 수 있는 일은 없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도 세상에서 확실한 것을 찾다가 찾다가 결국 찾은 단 하나의 진리였던 것이다. 그만큼 세상에는 확실한 것이 없다. 내 눈앞에 보여진 사건 조차도 눈속임에 의한 것일 수 있으니 말이다.

결국 겸손은 자신을 위한 가장 강력한 방어 장치일 뿐이다. 항상 오류의 가능성을 열어 놓자. 이 것은 죽어도 맞다라는 사실은 세상에 없다. 맞을 확률이 높은 거지.

Posted via email from bugtruck's poster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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