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2009

근황

오픈웹 논쟁으로 2주를 소비했고, 뭐 그렇다고 회사일을 소홀히 하지는 않은 것 같다 2주간 클리어한 버그가 50개가 넘어 가고 있다. QA에서 뭘 잘 못 먹었는지 갑자기 버그들을 마구 마구 찾아 내기 시작한다. 지난 2주는 사회적인 버그와 회사에서의 프로그래밍적인 버그 사이에서의 치열한 전투의 나날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둘다 소강 상태에 이르고 내 버켓에는 단지 1개의 클리티칼한 버그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오늘 이것 처리하고 나면 이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어제밤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너무 추워서 재킷을 입지 않으면 밖에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어제 3.99불짜리 Torx T6 사이즈를 사기 위해서 Sears가 있는 라구나 힐스 몰에 갔는데, 8시 정도인데 사람들이 정말 없었다. 예전 같으면 평일이라도 북적 북적까지는 아니어도 꽤 사람들이 많았는데 말이다. 이것도 경기 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T6는 정말 구하기 어려운 아이템 중의 하나였다. T7 이상은 굉장히 많은데 어느 드라이버 세트에도 T6가 들어간 세트는 찾을 수 없었다. 단지 T6만 따로 팔았는데 아까 말한대로 가격이 무려 3.99. 택스 합치니 4불이 넘어 가는.
 
어쨌든 T6를 사서 하드디스크를 무사히 분리하고 새로운 500GB를 달았다. 그러고 보니 Tiger 인스톨 DVD 찾느라 20분 정도 허비. 겨우 찾아서 인스톨. 다시 레퍼드로 업그레디으하는데에 웬일인지 1시간이 걸린다. 전에는 이렇게까지 걸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쨌든 저녁도 먹는 둥 마는둥.
PC에다 24를 틀어 놓고 보면서 계속 설치. 부트캠프로 250/250으로 하드디스크를 반반으로 가르고 비스타 얼티밋을 깔았다. 다시 레퍼드 DVD를 넣어서 드라이버 설치 .마우스 오른쪽 버튼 에뮬레이션도 잘되고, 사운드도 잘됨. 어쩐지 비스타의 색감이 맥오에스의 색감보다 명확한 것 같다. 맥오에스는 이상하게 폰트들의 색감들, 특히 연한 색깔이 잘 안보이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물론 감마 조정인지 뭔지 다 해봤는데 그냥 대충 쓰기로 했다.
 
나는 사실 몇년전까지 혐윈도우즈주의자였다. 윈도우즈는 단지 프로그래밍을 위한 대상이었지 나의 데스크탑으로는 선호하지 않았다. 나의 데스크탑과 랩탑은 항상 리눅스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도 상업적인 색채가 없는 데비안만을 애용하고는 했다. 그런데 윈도우즈 프로그래밍 작업을 본격적으로 하다보니 어느새 윈도우즈에 중독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그런데 윈도우즈의 세계도 만만치 않게 재미 있는 것들이 많다. 오픈소스가 아니라는 것이 더 흥미를 돋운다고 해야 하나. IDA나 Windbg로 바이너리를 훑어 들어가는 것이 친절하게 소스 제공해준 것 grep하는 것보다 즐거울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엔드 유저의 입장은 아니겠지만. 
전에 사용하던 파일을 타임머신으로 백업을 안해놔서, 다시 읽어 보려고 하니 유저 디렉토리가 비어 있다. 왜냐고 FileVault로 암호화를 걸어놨거든. 알고 보니 .jeongwook이라는 숨겨진 디렉토리에 sparsebundle확장자의 디렉토리에 랜덤한 파일들이 엄청 들어가 있다. 일단 마운트하는 데에 실패해서 메인 디스크로 카피만 해 놓았다. 명령어로도 안되고 GUI로도 이상한 오류가 난다.
 
헐헐. 작업을 마치고 나니 새벽 3시. 미쳤다. 잠도 안자고. 그래서 지금 상태는 거의 그로기 상태다. 오에스 새로 까느라 밤새는 일은 정말 몇년만이다. 계속 귀찮아서 원래 깔려 있는 오에스를 쓰는 주의가 되었는데...
 
누구랑 페이스북에 연결이 되어서 대화를 하다 보니 이번 블랙햇에 갈건지 물어 본다. 솔직히 모르겠다. 가서 뭘할까 싶기도 하고. 라스베가스가 별로 즐겁지도 않다 이제는. 과연 회사에서 경비를 대어 줄지 안줄지 의문이다. 페이퍼라도 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내려면 낼만한 주제는 두가지 정도 있는데...
 
회사. 회사는 이상하게 잘되어 가려고 한다. 내가 만드는 제품이 요번에 큰 딜을 따 내는 데에 공을 세웠다. 어느 회사 CEO가 우리 제품을 쓰고 있었는데 그 PC말고 모든 PC가 컨피커에 걸려 버렸던 것이다. CEO의 명령에 의하여 맥아피를 밀어 내고 우리 회사 제품으로 모두 대체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자랑은 아니지만 그 MS08-067 방어하는 코드는 내가 짰다. RPC 프로텍션쪽은 몇년전부터 내가 독점적으로 관리중이니... 사실 개발팀은 보안쪽으로 개념이 2% 정도 모자라고 리서치팀은 개발쪽으로 개념이 50% 쯤 모자라서, 그 양쪽의 중간쯤에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나인듯 하다. 어쨌든 내가 이거 왜하지 뻘짓이 아닌가 싶은 때도 있지만 실제로 공격을 막아내는 것 보면, 그래도 정신 차리고 일해야 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들어서 패치 투스데이 때마다 "블링크는 이 공격들에 대해서 어떻게 방어하나요" 라고 티켓까지 끊어서 친절하게 괴롭히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을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다.
 
 끊었던 커피를 일주일째 계속 마시고 있고, 잠은 계속 오고 큰일이다. 오픈웹 토론도 시들, 맥북도 업그레이드 했겠다. 거기에다가 본격적인 리버싱 전용 환경을 꾸며볼 생각이다.
 
정말 웃긴건 이번을 계기로 새로운 사람들과 고의적으로 친해지고 있다라는 사실... 난 내성적인데 외향적인 척 하려니 힘들다. 어쨌든 많은 사람을 아는 것은 즐거운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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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

댓글 3개:

  1. 우와.. 정말 기념할만한 일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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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ㅎㅎㅎㅎ 예...보람을 느낄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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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잔잔한 근황, 수필읽듯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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