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2009

존대말이 존재한다는 것

영어에는 다들 아시다시피 존대말이라는 것이 딱히 없다. 다만 호칭에는 존칭이 존재한다. 존칭이라는 게 Sir나 Maam정도... 가끔 Dr라고 부르는 것도 존칭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 외에 please를 쓴다든지 하는 것은 공손함을 의미하지만 딱히 존칭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한국말에는 존칭이 존재한다. 일본어에도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고, 중국어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다른 언어는 어쩐지 잘 모르겠다.

존칭이 존재하니까 존대도 해 주고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약간만 거꾸로 생각해 보자. 높임말이 존재한다는 것은 내림말이 존재한다는 얘기이다. 영어에는 딱히 내림말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다. 우리 회사 CEO가 나한테 말하는 거나 동료가 말하는 거랑 똑같다. 대통령이 10살짜리 꼬마한테 얘기하는 거나 10살짜리 꼬마가 대통령한테 얘기하는 거나 문장의 구조가 변할 이유가 없다. 내림말의 문제는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에 대해 경외심이 전혀 없을 경우에 들으면 기분 나쁘다라는 것이다.

그냥 존칭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왜 그러한 것이 생겼을까 궁금하다라는 것이다. 과연 1000년 전에 존칭이라는 것이 있었을지 궁금해진다. 사회적인 위상 관계를 언어로 이미 결론 내어 버리고 시작하게 만들고 우리의 사고도 똑같이 제한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그냥 나 혼자만의 잡생각이다.

아참 서구 문화권에서 친하지도 않으면서 나이 물어 보는 것은 굉장히 큰 결례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듯 하다. 괜히 그런것 물어보았다가 분위기 썰렁해지는 수가 있다. 혹 외국에 잠시라도 나가게 된다면, 한국적인 사고 방식으로 일단 서로간의 위상 관계를 정립하고 인간 관계를 시작하려는 습관은 버려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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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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