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2010

24와 우리들

어제 밀린 24 시즌 8을 1부터 3까지 보면서(Ep 4는 졸려서 못 봤음), 느낀 것이 이 드라마가 첩보전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라는 것입니다. 이 드라마는 사실 우리들의 학생 생활 부터 회사 생활, 가정 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풀기 어려운 관계와 조직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즌 1부터 시즌 8까지 일관된 주제는 첩보전 상황에서 미국이 위험하다라는 것인데, 미국은 우리의 가정 생활과 회사를 상징적으로 일단 보여 준다고 보구요.

주인공 잭은 정해진 규칙을 맞추지 못하고 항상 탈법 내지는 위법을 감행해서라도 정의라는 가치를 구현하려고 하지요. 너무 극단적으로 나가다 보니 드라마를 보다 보면 누가 악당이고 누가 정의의 편인지 헷갈리는 일이 한두번이 아구요. 이것은 바로 우리 자신을 상징한다고 봅니다. 규칙에 따라서 살아 가기에는 너무나도 험난한 인생이고, 회사 생활이다 보니 실제 상황에서는 아주 치사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누구를 고문하듯이 쥐어 짜기도 하면서 살아 가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자기는 정의를 위해서 이 일을 하는 것이고, 모두가 잘 되기 위해서 하는 일이야라고 착각하기도 한다라는 것입니다.

그 옆에 잭의 딸과 와이프가 있는데, 와이프는 1편에서 적인지도 모르고 엉뚱한 남자랑 딸을 찾으러 다니다가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거기에다가 일시적인 기억 상실증에 시달리기면서 상황을 이상하게 몰아 가는 데에 일가견이 있지요. 그 딸도 마찬가지로 그냥 넘어 갈수 있는 단순한 상황을 엄청나게 복잡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죠. 이것은 일종의 여성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는 캐릭터 설정인데,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으로 행동하는 일부 여성들을 표징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이 두 여인들을 비롯해서 애인들까지 모두 잭을 힘들게 하면 힘들게 했지 도와 주는 일은 별로 없죠. 참으로 이상한 것은 24의 작가들이 상당수가 여자들이라는...

거기에다가 CTU 내에서 항상 잭 위에서 잭을 괴롭히는 상사가 몇명은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회사나 정부 기관의 뷰로크러시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어딜 가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실무자(잭)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죠. 어설픈 이론과 근거 없는 억지로 잭의 날카로운 추론과 가정들을 밟아 버리고 상황을 악화 시킵니다. 회사에 존재하는 많은 관리자들이 부류에 들어 갈 것 같네요. 사실 24를 보는 사람들이 첩보전과 관련이 없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공감을 가지는 부분이 잭과 상사와의 갈등 부분일 것 같습니다. 잭의 추론들이 많은 경우 심플하면서도 옳은데 항상 관리자들이 못나서 상황이 망가져 버리고, 결국은 뒷수습도 잭의 몫이라는 것이죠. 결국 잭만 죽어 납니다. 드라마 제목부터 "24". 24시간동안 잠도 안자고 뻘짓을 하는 잭이 바로 그 주인공이니 말이죠. 바로 회사원들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 외에 잭 주위의 동료들은 일종의 친구이면서도 적입니다. 희안하게도 잭 주위 동료 중에서 결국 배신을 하지 않은 동료가 몇 안되죠. 잭과 친했다고 해도 결국 잭 총에 맞아 죽거나 잭한테 한대 안 얻어 맞은 동료도 별로 없습니다. 그 만큼 이 세상은 친구도 적도 경계가 희미한 세상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네요.

그리고 항상 악당 중에 몇명은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대통령의 재가를 통해서 완전 면책(full immunity)을 받고는 하는데, 이것은 악과 선에 대한 직접적인 응징보다도 일종의 정보의 중요성을 의미한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 누가 남이 알지 못하는 어떠한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간의 모든 죄를 면책할 수도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결국 회사도 마찬가지죠. 경쟁 회사에 있다가도 언제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될수도 있고, 아니면 적이었던 관계가 동지가 될수도 있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해커들을 저주하다가도 결국에는 그 사람들을 채용해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죠.

24를 어쩐지 보안 업계에도 적용 가능할 것 같아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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